[사진=이청용 (C) 볼턴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

1. '블루 드래곤' 이청용(23, 볼턴)의 오는 10일 A매치 터키 원정 대표팀 차출 논란이 여론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이유는 박지성이 국가 대표팀에서 은퇴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그동안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대표팀 일정을 치렀지만, 잦은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부침을 겪었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박지성 차출이 더욱 민감했죠.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박지성이 대표팀을 떠나면서 이청용이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박지성처럼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여론의 반응을 읽을 수 있습니다.

2. 그럼에도 이청용은 대표팀 차출에 응해야 합니다.(이미 대표팀 합류) 조광래호가 치르는 터키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하는 A매치 데이입니다. 소속팀은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차출에 응해야 합니다. 조광래 감독은 이청용을 대표팀에 선발했고, 그런 이청용은 '표면상으로' 정상적인 경기 출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터키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밖에 없죠. 대표팀 입장에서는 터키전이 박지성-이영표가 은퇴한 이후에 벌어지는 첫 경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것이며 이청용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느 국가 대표팀이든, 그 나라에서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볼턴의 입장도 생각해야 합니다. 오언 코일 감독이 이청용 차출에 불만을 나타낸 것을 한국 축구계가 인지할 필요가 있죠. 볼턴은 이청용이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동안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1무4패로 부진했으며 리그 7위의 성적이 11위까지 떨어졌습니다.(현재 8위) 그것보다도, 코일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청용의 혹사 입니다. 2년 동안 대표팀 및 소속팀 일정을 쉴틈없이 소화하면서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죠.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휴식기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아시안컵 6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마치고 볼턴에 돌아갔지만 며칠 뒤 터키에 합류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이청용을 보면서 과거의 이동국을 떠올리는 것은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동국은 혹사의 대명사였기 때문입니다. 1998년 부터 3년 동안 청소년-아시안게임-올림픽-국가 대표팀을 비롯 소속팀 일정까지 소화했으며, 결국 과부하에 빠지면서 무릎 부상을 참고 뛰었습니다. 이동국 뿐만 아닙니다. 고종수-최성국-박주영-김진규도 같은 케이스죠. 각급 대표팀 및 소속팀 경기를 치르는 빈도가 많다보니 부상 위험성 및 경기력 편차가 커지는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이 선수들이 여론의 기대에 따라가지 못했던 것은 '혹사'가 주 원인 이었죠.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거듭났지만 한편으로는 혹사로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 악순환은 이청용에게 돌아간 듯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이청용의 터키전 차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터키에 합류했습니다. 선수 본인이 실전에서 부상당하지 않고 무난히 뛰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3월 25일 콜롬비아전(장소 미정) 및 3월 29일 몬테네그로전(서울, FIFA 홈페이지에 의하면)에서 이청용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볼턴의 시즌 후반기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에서 잉글랜드와 국내를 오가기 때문에 대표팀 차출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청용은 대표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라서 대표팀에 합류할 여지가 존재합니다. 이청용에게 특별 대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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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자철-지동원 (C) 티스토리 뉴스뱅크 F (By. 뉴시스)]

3. 우리가 한 가지 되돌아봐야 할 것은, 대표팀 차출 논란은 이청용 뿐만 아닙니다. 이청용을 비롯해서 몇몇 선수들이 혹사의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지동원-구자철은 각급 대표팀 및 소속팀에서의 누적된 출전에 의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습니다. 특히 구자철은 부상을 참고 K리그 챔피언십을 소화했죠. 아시안컵에서 체력 저하로 힘든 기색을 나타낸 것은 빠듯한 일정과 연관이 깊습니다.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닌 상태에서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했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됩니다.(물론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마 윤빛가람은 아시안게임-아시안컵 벤치 멤버라는 점에서 이들에 비해 체력 소모가 덜합니다.

문제는 지동원-손흥민 입니다. 올해 U-20 월드컵,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 국가 대표팀에 모두 참가할지 모릅니다. 지동원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과부하로 고생했던 어려움에 또 직면할지 모르며, 손흥민은 소속팀 함부르크 일정과 병행하면서 팀 내 입지 문제까지 신경써야 합니다. 근래 아시안컵에 출전했지만 올해 19세의 선수가 과도한 일정을 치러야 하는 숙명을 앞둔 것은 선수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2009년의 기성용처럼 U-20 월드컵 불참을 배려하는 교통 정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지동원-손흥민을 비롯해서 구자철(올림픽 대표팀 주장)이 지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들 외에도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 차출에 대한 말 못할 고충이 없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4. 박지성이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에는 그의 대회 출전을 반대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제기됐습니다. 최근에는 이청용 차출 논란까지 불거졌죠. 하지만 유럽파들의 대표팀 차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위험합니다. 국내파들의 대표팀 합류 폭이 커지기 때문입니다.(일본 및 중동파는 논외) K리그 소속 선수가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통해 자신의 네임벨류를 키우면서 K리그 흥행에 기여하는 이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그 시나리오라면 K리그와의 선수 차출 문제가 또 불거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의 대표팀 차출 갈등이 몇년 째 이어졌죠.(남아공 월드컵 이후에는 잠잠해졌지만) 성적 향상을 노리는 K리그 구단 입장에서 주력 선수의 대표팀 차출은 손해입니다. FC서울의 경우, 2007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원인은 선수들의 잦은 대표팀 차출에 의한 경기력 저하 였습니다. 특히 대구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0-1 패)에서는 이청용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올림픽 대표팀에 있었죠. 경남은 지난해 윤빛가람-김주영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되었던 기간에 6강 플레이오프에서 그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고 탈락했으며, 그 외에도 K리그 구단이 손해를 감수했던 사례들이 즐비합니다.

K리그는 대표팀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대표팀과 더불어 한국 축구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먼 미래를 설계하고 육성하는 프로리그 입니다. 과거에는 대표팀을 위해서 K리그가 일방적으로 희생당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K리그는 엄연히 수익 집단이며, 선수에 대한 권리는 대표팀이 아닌 K리그 구단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에게 봉급을 지급하는 것도 K리그 구단 입니다. K리그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이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5. 대표팀은 최정예 선수단을 구성해야 하는 집단입니다. FIFA 규정에 의하면 클럽팀은 대표팀의 선수 소집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볼턴이나 K리그 소속 클럽들의 의사를 일일이 수용하기에는 대표팀의 선수 차출 효력이 약해지는 단점이 나타납니다. 그 결과는 대표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에는 대표팀과 클럽팀이 서로 상생하도록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대표팀이 선수 차출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이청용 같은 혹사의 위험성이 있는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하도록 말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지동원-손흥민의 대표팀 중복 차출도 고민해야 합니다. 대표팀 차출에 의해 특정 선수가 혹사로 고생하는 것은 한국 축구의 발전에 이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클럽팀은 선수가 대표팀 활약에 의해 자신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해외 진출 및 몸값 인상 같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대표팀 차출은 한국 축구의 영원한 논란 거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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