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는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야구 강호들을 쓰러뜨리는 멋진 활약상을 펼쳤다. WBC에서는 아시아 예선 3경기와 8강 3경기를 싹쓸이하며 4강 신화를 달성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본선 7경기에서 7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WBC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2006년 WBC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올림픽 본선 7연승의 한국이 일본을 꺾고 2년 전 WBC 준결승 0-6 완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것. 2006년 WBC 대표팀과 이번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비교 역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의 WBC 4강 진출을 지휘했던 김인식 한화 감독은 16일 네이버 문자중계 일본전 해설을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메달 색깔이 무엇이냐 궁금한데 뭔가 따긴 딸 것 같다. 아무래도 김광현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이) WBC 보다 더 낫다"며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중인 한국 대표팀이 WBC 대표팀 보다 월등한 전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거침없는 연승 질주에 ´야구 종가´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CNN-SI는 19일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이제 남은 것은 결승전에서 이러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며 한국의 올림픽 결승 진출을 장담했다. 야구 격주간지 베이스볼아메리카도 19일 기사를 통해 "한국 올림픽 팀은 2006년 WBC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2006 WBC 대표팀,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
우선 WBC 4강 신화는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WBC 7경기에서 63이닝 동안 자책점 14점에 평균 자책점 2.00을 기록해 참가국 16개국중 1위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6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평균 자책점 1점대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마운드는 해외파와 노장 선수들을 위주로 짜여졌는데 이들은 선발과 마무리에 걸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의 대들보´ 박찬호(LA 다저스)가 10이닝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비롯 서재응(KIA, 2승 14이닝 1실점) 봉중근(LG, 2.2이닝 무실점) 손민한(롯데, 2승 7.1이닝 2실점) 구대성(한화, 1승 8이닝 1실점) 오승환(삼성, 3이닝 무실점) 등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WBC 대표팀은 7경기에서 단 한개의 실책을 기록하지 않으며 출전 선수 전원이 빼어난 수비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우익수 이진영(SK)은 정확한 홈 송구와 다이빙 캐치로 상대팀의 득점을 막으며 ´국민 우익수´로 발돋움했고 유격수 박진만(삼성)은 몇 차례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괴력의´ 수비 감각으로 한국 야구의 진정한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WBC 대표팀의 화력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 주요 타자 중에서 이종범(KIA, 타율 0.400 2루타 6개) 이승엽(요미우리, 타율 0.333 5홈런 10타점)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동주, 박재홍의 결장과 이병규(주니치, 타율 0.192) 최희섭(KIA, 타율 0.182)의 부진으로 타선이 약화되어 이종범과 이승엽의 방망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패했던 원인 또한 타선의 침묵 때문이었다.
2008 올림픽 대표팀,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오른 젊은 선수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본선 7연승을 일군 대표팀의 키워드는 ´세대교체´. 먼저 투수진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이 WBC때보다 3.6세 젊어졌고(WBC 28.2세, 올림픽 24.6세) 30대 이상의 투수는 올해 30세인 정대현(SK) 한 명 뿐이다. WBC 4강을 이끈 해외파 투수 중에서 올림픽에 합류한 선수 또한 봉중근 한 명에 불과하다.
세대교체의 그 주역이 바로 ´원투 펀치´ 류현진(21, 한화)과 김광현(20, SK)이다. 류현진은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16일 일본전에서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대성에 이은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송승준(28, 롯데) 장원삼(25, 우리) 권혁(25, 삼성) 윤석민(22, KIA)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투수들.
WBC때 이종범과 이승엽, 최희섭이 중심이었던 타선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있다. 올림픽에서는 32세 동갑내기 이승엽과 김동주(두산)가 부진과 부상으로 고개를 떨궜지만 이대호(26, 롯데) 정근우(26, SK) 김현수(20, 두산)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이대호는 타율 0.429에 홈런 3개를 기록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섰다.
WBC 시절의 약점이었던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는 김경문 감독이 내세운 ´발야구´로 업그레이드 됐다. 두산 육상부 주장인 이종욱(28, 두산)을 비롯 이택근(28, 우리) 고영민(24, 두산) 이용규(23, KIA), 정근우 같은 발 빠른 준족들이 ´안타 본능´에서 나오는 많은 안타와 빠른 스피드를 통한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팀에 많은 득점을 안겨줬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은 WBC 대표팀 보다 마무리 투수에 약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마무리 투수 한기주(KIA)가 미국전과 일본전, 대만전에서의 부진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원인. WBC에서 박찬호와 함께 마무리 투수로서 펄펄 날았던 오승환은 컨디션 난조로 자주 마운드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이 WBC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달성하려면 마무리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