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은 우리 브라질 역사에 이름을 새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기를 바라고 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주장 호나우지뉴(28, AC밀란)는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이 축구 종목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와 올림픽 출전 갈등을 벌인 끝에 AC밀란에 이적할 정도로 올림픽 금메달에 강한 열망을 보였던 그의 꿈이 현실화 될지 여부에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호나우지뉴와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이 절실히 원했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은 산산조각 물거품이 됐다. 20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베이징 노동 경기장에서 열린 라이벌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에서 세르지오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후안 로만 레켈메(보카 주니어스)에게 2골과 1골씩을 내주고 0-3으로 완패해 금메달을 향한 길목에서 분루를 삼켰다.
이날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최대 3명씩 두껍게 압박을 가하며 그의 공격을 집요하게 막아냈다. 후반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브라질의 메시 봉쇄 작전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브라질은 후반 7분과 13분 문전 정면에서 아게로에게 2번이나 골을 내준 뒤 16분 호나우지뉴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아 페이스를 잃어갔다. 후반 31분에는 리켈메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고 36분과 39분에 걸쳐 루카스 레예바(리버풀) 디아고 네베스(플루미넨세)가 퇴장을 당하면서 승리의 여신은 브라질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브라질의 0-3 완패는 예상밖의 결과였다는 평가. 2004년과 2007년 코파 아메리카,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전적에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 더구나 브라질은 벨기에, 뉴질랜드, 중국, 카메룬을 상대로 ´11득점 0실점´의 예사롭지 않은 베이징 올림픽 전적을 기록하며 금메달 가능성에 한 걸음씩 전진했었다.
그러나 ´돌발 요소가 많은´ 토너먼트 특성상 브라질의 이전 전적은 아무 의미 없었다. 브라질이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인연 때문인지 ´노련한 와일드카드´ 리켈메를 축으로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아르헨티나에게 준결승에서 패하면서 금메달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것도 라이벌 팀에 0-3으로 패한 것이어서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완패의 충격 때문에 한동안 고개를 떨궈야만 했었다.
´잘 나갔던´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무너졌던 원인은 상대팀 중앙 수비진을 뒤흔들 공격수가 부진했던 것. 이날 하파엘 소비스(레알 베티스)가 타겟맨을 소화했지만 아르헨티나의 견고한 수비망에 막혀 체면을 구겼고 쉐도우 역할을 수행했던 호나우지뉴(FC 바르셀로나)는 상대팀 중앙 수비의 압박을 못 이겨 측면에서 공 잡는 경우가 많아 그들의 두꺼운 수비진영을 한 꺼풀 씩 벗기는데 실패했다.
브라질 공격진의 문제는 이날 2골의 주인공인 아르헨티나 최전방 공격수 아게로 같은 선수가 없었던 것. 그는 브라질 중앙 수비진의 집중 수비에 막혔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신에게 다가올 공의 방향을 꿰뚫으며 브라질의 골망을 2번이나 출렁이는 맹활약을 펼쳤다. 하파엘과 호나우지뉴가 최전방에서 좀 더 적극적인 활약을 펼쳤다면 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기를 살렸을지 모를 일이었다.
아르헨티나에게 3골 허용한 수비도 문제였다. 전반 초반부터 메시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다보니 오히려 상대팀의 다른 공격자원에게 뚫리는 불안함을 노출했던 것. 이러한 브라질의 방어 작전을 간파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초반부터 리켈메와 아게로를 통하는 공격력을 강화시켰고 이들은 조국에 3골을 안기며 브라질 격파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더블 볼란치를 형성한 ´루카스-안데르손´ 조합 또한 불안정했다. 두 선수는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로서 수비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 그 수비적인 불안함은 리켈메와 메시, 페르난도 가고(레알 마드리드) 등의 저돌적인 중앙 공격 앞에서 맥을 못추는 결과로 이어져 0-3 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자로 잰듯한 패스를 연결하는 안데르손의 특출난 공격력이 이날 경기에서 침묵에 빠진 것 역시 아쉬운 요소.
이렇게 아르헨티나에 패한 브라질은 올림픽 첫 금메달을 위해 4년 뒤 런던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다음 올림픽을 개최하는 영국이 4개 연방(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를 합하는 단일팀 구성과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영입 추진으로 ´벌써부터´ 금메달을 벼르고 있어 브라질의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도전이 다음 대회에서는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브라질에게 있어 아르헨티나전 완패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