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주영 (C) 효리사랑]
올 시즌 프랑스 리게 앙(리그1) 10경기 1승6무3패 및 최근 5경기 1골. '박 선생' 박주영(25)이 활약중인 AS모나코의 성적입니다. 모나코는 올 시즌 총체적인 성적 부진에 시달린 끝에 20개 팀들 중에서 18위를 기록중이며, 2부리그로 추락할 수 있는 강등권에 속했습니다. 지난 8월 29일 옥세르전 2-0 승리 이후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에 시달렸으며 3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졌습니다. 17위 낭시에게 승점 2점 차이로 밀리기 때문에(낭시 11점, 모나코 9점), 오는 31일 보르도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두 라운드 연속 강등권에 머물게 됩니다.
모나코는 10경기에서 7골 9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 성적 부진 원인은 공격력에 있었습니다. 네네(파리 생제르망) 후안 파블로 피노(갈라타사라이)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리게 앙 득점 2위였던 네네의 공백을 아우바메양-말롱가 같은 임대생 및 이적생으로 메우려고 했으나 실력 부족의 한계를 드러냈고, 한때는 박주영이 네네의 자리였던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기에는 측면이 어색했습니다. 피노는 기복이 심하고 볼을 끄는 경향이 있지만 슈퍼 서브로서 나름 제 몫을 했습니다. 그런데 모나코의 현 전력에서는 피노 같은 마땅한 슈퍼 서브 자원이 없습니다.
팀 전술도 문제 있습니다. 기 라콤브 감독이 즐겨 구사했던 롱볼 축구가 상대팀에게 읽혔기 때문입니다. 최근 모나코와 경기했던 상대팀들은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간격을 좁히면서 빈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데 주력합니다. 라콤브 감독이 그동안 박주영의 머리를 겨냥하는 롱볼 공격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상대팀들이 간파하기 쉽죠. 문제는 올 시즌에 박주영이 아닌 듀메르시 음보카니가 타겟맨으로 뛰고 있으며, 음보카니는 제공권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데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혔습니다. 박주영은 왼쪽 윙어와 쉐도우를 오가며 패스를 공급하고 침투하는 패턴에 주력했기 때문에 공중볼을 받아내기가 무리수였죠. 결국, 모나코의 롱볼 축구는 어떠한 효과도 거두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모나코는 지난 여름 공격 옵션 쪽에서 새로운 자원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음보카니-니쿨라에-말롱가-아우바메양이 그들입니다. 하지만 니쿨라에 이외에는 믿음직한 경기력을 펼친 선수가 없으며, 니쿨라에도 최근에는 부상으로 신음중입니다. 특히 '박주영을 후방으로 밀어낸' 음보카니 영입은 실패작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음보카니는 전 소속팀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3시즌 81경기 동안 35골을 터뜨렸지만 모나코에서는 6경기에서 1골에 그쳤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상대의 견제가 시작되면 무기력한 움직임을 일관한다는 점이죠. 박주영을 비롯해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다는 것은, 음보카니를 고집하는 라콤브 감독의 선택이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그 결과는 박주영이 타겟맨-쉐도우-왼쪽 윙어를 번갈아 뛰는 포지션 혼란에 의해 골 부진에 시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박주영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1골에 그쳤으며 최근 5경기 연속 무득점입니다.(프랑스컵까지 포함하면 6경기 연속) 지난달 12일 마르세유전에서 골을 터뜨리기까지 15경기 연속 무득점(프랑스컵 포함)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잦은 포지션 변경은 선수의 경기력이 꾸준하게 유지되지 힘든 요인입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무사 마주(보르도 임대), 올 시즌에는 음보카니를 영입하고 그들을 타겟맨으로 기용하면서 박주영이 후방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박주영의 공격 패턴은 늘 변할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화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주영의 골 결정력은 과거 청소년 대표팀 시절보다 불안합니다. 지금까지 잦은 부상 및 슬럼프까지 겹쳤던 원인도 있지만, 올 시즌에는 슈팅의 세기와 정확도가 떨어진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동안 모나코에서 골을 노리는 역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감각이 무뎌지고 말았습니다. 2008/09시즌에는 쉐도우로서 볼 배급에 주력하는 플레이메이커, 2009/10시즌에는 타겟맨으로서 공중볼을 따내고 네네에게 골을 밀어주는 역할이었죠. 모나코의 전술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타적인 역할이 많아졌지만, 문제는 모나코의 스쿼드가 취약하다보니 최전방에 고립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최전방에서 스스로 공격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소극적이었죠. 골잡이는 슈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감각을 길러야 하는데 박주영에게는 그런 여건이 취약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입니다. 그동안 첼시-리버풀-애스턴 빌라-풀럼을 비롯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았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시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골 부진을 비롯해서 팀 성적까지 도와주지 못하면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에 대한 관심이 잊혀진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올 시즌 폼이 좋지 않다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클럽 입장에서 영입의 필요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짓지 못한 장애물도 있지만, 다음달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더라도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가능성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지난 시즌 박주영에게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켰던 니마니-구드욘센이 프리미어리그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는 지난 1월에 번리-토트넘으로 둥지를 틀었습니다.(당시 번리는 프리미어리그 소속) 하지만 박주영은 모나코의 주축 선수이자 프랑스리그에서 떠오르는 대형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이미지가 가라앉았기 때문에, 주전을 보장할 수 있는 좋은 대우를 받으며 프리미어리그로 떠날지 의문입니다. 철저하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니마니-구드욘센과 다른 케이스라는 것이죠.
사실, 박주영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나코를 떠났어야 했습니다. 당시까지 모나코에서 두 시즌 동안 뚜렷한 기량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공격수임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모나코는 프랑스 리그의 상위권팀이 아닙니다. 2003/0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침체에 빠진 끝에 중위권으로 밀렸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네네 같은 핵심 선수를 팔아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있습니다. 모나코의 부활을 바라기에는 선수들의 클래스 및 감독의 전술이 아쉽죠.(효리사랑은 두 달전 박주영의 첼시 이적을 반대했습니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첼시 이적 불발을 아쉬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첼시 이외에 갈 곳은 많습니다.)
더욱이 모나코는 네네-피노가 떠나고 여러명의 공격 옵션들을 영입했기 때문에 사실상 새판짜기에 들어갔습니다. 박주영은 팀의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신진 자원들과 발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이 힘들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우려가 결국에는 침체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공격력을 비롯해서 팀 성적까지 갈팡질팡 행보를 걷게 됐죠. 지난 여름에 모나코보다 전력이 좋은 팀으로 이적했다면 '도전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동기부여가 강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박주영의 과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입니다. 병역 혜택을 받으며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모나코를 떠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2012년 런던 올림픽 와일드카드라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병역 혜택을 받을 기회는 아직 유효합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와일드카드에 회의적이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금메달을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데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며 모나코를 떠나야 합니다. 강등권에 빠진 모나코는 박주영이 뛰기에는 그릇이 작습니다. 박주영은 더 높은 곳에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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