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이클 오언-마이클 캐릭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 중에서는 '마이클(Michael)'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 여럿 있습니다. 미국 NBA 최고의 농구 스타였던 마이클 조던, 90년대 육상 스타였던 마이클 존슨, 2008년 베이징 올림픽 8관왕의 영예를 안았던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 세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축구 스타 마이클 에시엔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Michael이라는 이름은 독일에서 미하엘로 불립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싱 스타인 미하엘 슈마허, 2000년대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로 꼽을 수 있는 미하엘 발라크 같은 독일인도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사정은 정반대입니다. '두 명의 마이클'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클 오언(30) 마이클 캐릭(29)이 부상과 부진의 이유로 팀 내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입니다. 두 명의 마이클은 한때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레벨의 실력을 과시했던 선수들이었지만 지금은 경쟁 자원에 밀리면서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적설까지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훗날 '퍼거슨 살생부'에 포함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한마디로 '위기'에 빠졌습니다.
마이클 오언-마이클 캐릭, 맨유에서의 불안한 행보
냉정히 말해, 맨유가 지난해 여름 영입한 오언에게 팀의 상징인 '등번호 7번 계보'를 물려준 것은 실패작 이었습니다. 붙박이 주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가 과연 베스트-롭슨-코펠-칸토나-베컴-호날두 같은 맨유 7번 출신의 슈퍼스타들과 맞먹는 가치를 자랑하는지는 의문입니다. 맨유 7번 계보에 있던 선수들은 팀 공격의 아이콘 같은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6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뉴캐슬-맨유를 거쳐 부상 및 부진으로 신음했었고 과거에 비해 순발력과 키핑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과거 리버풀전 포스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직까지 '유리몸'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만큼 지속적인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지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맨유의 오언 영입을 실패작으로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자유계약 선수였기 때문에 이적료가 없는데다 주급 50%를 삭감한 상태에서 데려왔습니다. 맨유가 오언을 수혈한 것은 No.3 공격수, 즉 슈퍼 조커를 보강하겠다는 차원 이었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의 체력을 안배하거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는 확실한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오언이 지난해 9월 20일 맨시티전에서 버저비터 결승골을 쏘아올렸던 장면은 인상 깊었지만, 이렇다할 활약 없이 교체 투입에 그쳤던 횟수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오언의 롤 모델은 맨유의 레전드이자 대표적인 슈퍼 조커로 이름을 떨쳤던 솔샤르라고 볼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솔샤르 만큼의 임펙트를 꾸준히 과시했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올 시즌입니다. 에르난데스가 멕시코 대표팀에서 거의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앞세워 지난 4월 맨유와 계약했고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적응 시간을 늘리는 상황입니다. 마케다는 맨유 입장에서 주축 선수로 키워야 하기 때문에 에르난데스와 더불어 올 시즌 적지않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루니-베르바토프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주전을 지키고 있고, 특히 베르바토프가 맨유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오언의 입지 향상을 기대하기에는 어렵게 됐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30세' 오언이 에르난데스-마케다에 의해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사진=마이클 오언-마이클 캐릭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물론 오언은 지난 23일 스컨소프와의 칼링컵 3라운드(32강)에서 2골을 넣는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중요성이 떨어지는 대회에서의 스탯은 과소평가 되기 쉽습니다. 지난해 여름 맨유를 떠났던 테베스 같은 경우에는 2008년 12월 5일 칼링컵 5라운드(8강) 블랙번에서 4골을 몰아쳤지만, 루니-베르바토프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데다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한끝에 지난해 여름 맨시티로 떠났습니다. 오언이 스컨소프전 2골을 통해 팀 내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만약 오언이 맨유라는 명예를 버리고 재기를 원하면 자신의 영입을 희망하는 애스턴 빌라로 이적하는 것이 좋을지 모릅니다. 제라르 울리에 애스턴 빌라 감독이 리버풀 사령탑 시절에 자신을 리버풀의 특급 골잡이로 키웠기 때문입니다. 애스턴 빌라에는 과거 자신과 함께 찰떡궁합 호흡을 과시했던 헤스키가 있습니다. 맨유와 내년 여름까지 계약을 맺고 있지만 마케다-에르난데스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면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입지가 힘들어 보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반면, 캐릭의 부진은 맨유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입니다. 2008/09시즌까지 스콜스와 중앙 미드필더를 형성하며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정확한 패싱력, 빼어난 호흡을 자랑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맨유 중원을 확고히 지킬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캐릭의 행보는 지난 시즌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8월 번리 원정에서 상대 선수를 놓치는 느슨한 압박 및 맥이 빠진 움직임, 부정확한 패싱력을 일관한 끝에 팀의 0-1 패배를 부추긴 이후부터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즌 중반에는 플래쳐와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굳건한 호흡을 과시했지만 시즌 후반부터 다시 흔들린 끝에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최근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지난달 초 전치 2주의 발목 부상을 당했던 여파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스콜스-플래쳐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으며, 최근에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0월 초순 또는 중순에 복귀할 예정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복귀 이후 원래의 폼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로테이션 멤버로서 출전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깁슨, 최근 십자인대 부상에서 복귀한 안데르손과의 경쟁 또한 부담스러워진 이유입니다. 실력과 경험에서는 캐릭이 단연 우세지만 깁슨-안데르손의 실전 감각이 더 좋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캐릭의 내림세는 플래쳐의 성장이 한 몫을 했습니다. 플래쳐가 2008/09시즌 부터 중앙 미드필더로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캐릭의 역할이 어중간하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수비력에서는 악착같은 살림꾼 역할까지 가능한 플래쳐에게 밀리며, 공격력에서는 스콜스의 날카로움-정확함-노련미에 뒤쳐집니다. 특히 플래쳐가 지난 시즌부터 '스콜스급' 패싱력에 눈을 뜨면서 캐릭은 팀 내에서 활용도 줄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슬럼프까지 빠졌습니다. 그것을 상징이라도 하듯, 지난 1년 동안 토트넘-선덜랜드 이적설에 시달리며 팀 내 입지가 그리 안정적이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캐릭의 맹활약이 필요한 이유는 스콜스-플래쳐 만으로는 중원에서 꾸준히 팀 전력을 지탱할 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콜스-플래쳐는 맨유의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이지만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거의 매 경기에 뛸 수 없습니다. 특히 스콜스는 지난 시즌 체력 저하 때문에 활동 폭이 줄어들고 수비력에 결함을 드러냈습니다. 깁슨은 아직 경기력이 여물지 않았고 안데르손은 2007/08시즌 반짝했을뿐 그 이후 내림세를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캐릭이 맨유 중원에서 힘을 실어줘야 팀의 불안 요소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첼시에게 리그 패권을 허용한 맨유 입장에서는 캐릭의 분전을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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