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한국의 대표적인 올림픽 효자 종목중 하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5개의 금메달을 배출하며 한국 배드민턴의 명성을 세계에 떨쳤기 때문.
그러나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는 16년 동안 노 골드 행진이 계속됐다. 황혜영-정소영 조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누구도 이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지 못했다. 16년 묵은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 금메달 기대주가 나타났으니 이경원(28)과 이효정(27, 이상 삼성전기)이 바로 그녀들이다.
이경원-이효정 조는 오늘 저녁 10시 30분(한국시간) 베이징 공업대 체육관에서 열릴 여자 복식 결승전에 나선다. 세계 랭킹 4위에 올라있는 두 선수는 중국의 세계 2위조인 두징-유양 조와 결승전에서 격돌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16년만의 여자 복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들은 지난 13일 준결승에서 일본의 마에다 미유키-스에츠나 사토코 조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 조는 한국 배드민턴의 '살아있는 전설' 박주봉이 감독을 맡는 팀으로서 8강에서 세계 랭킹 1위 양웨이-장제원 조(중국)를 꺾는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들이다. 이경원과 이효정은 준결승 당시 4번의 서비스 폴트를 선언하는 중국 심판의 편파 판정 방해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꺾으며 실력 발휘했다.
이경원-이효정의 금메달 전망은 밝다. 올해 전영오픈 결승에서 두징-유양 조를 꺾고 우승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 준결승에서 심판의 불리한 판정 속에서도 끝까지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승리를 따낸 바 있어 중국 선수가 출전하는 결승전에서는 중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낼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상대 조는 '이미 탈락한' 양웨이-장제원 조에 비해 전력이 한 수 떨어지는 팀.
두 여자 선수의 호흡이 잘 맞는 이유는 신장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160cm 이경원, 179cm 이효정). 이 조합은 서로의 역할을 분배하며 상대 조의 약점 공간을 파고드는 경기 운영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네트 앞에 위치하는 이경원이 상대 조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받아치는 연타를 날리면 그 뒤에 있는 이효정이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며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다.
올해 주요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 역시 이들의 올림픽 결승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경원-이효정 조는 올해 전영오픈과 독일 오픈 여자 복식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배드민턴 최강' 중국의 아성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만약 두 여자 선수가 결승전에서 두징-유양 조를 꺾는다면 '배드민턴 전종목 석권'을 노렸던 중국에게 그것도 호랑이 굴에서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15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남자 배드민턴 복식에서는 이재진-황지만 조가 4강전에서 결승 티켓을 노리고 저녁 7시 30분에는 남자 배드민턴 단식의 이현일이 결승행을 겨냥한다. 배드민턴에서 최대 3개의 금메달을 배출할 것으로 보여 한국의 종합 10위권 진입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