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6, 2010 - Bolton, United Kingdom - Premier League: Bolton Wanderers 1 v 0 Burnley.Bolton's CHUNG-YONG LEE scores their first goal and celebrates.

[사진=이청용 (C) 티스토리 PicApp]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시즌 개막 2경기 만에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올 시즌 맹활약을 위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팀의 승리를 이끈 어시스트는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청용은 21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업턴 파크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웨스트햄 원정에서 80분 출전하여 볼턴의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후반 23분 오른쪽 측면에서 케빈 데이비스의 오픈 패스를 받아 자신을 마크하는 상대 수비수가 공간을 좁히지 못히는 약점을 틈타, 골문쪽으로 침착하게 오른발 크로스를 올려 요한 엘만더의 헤딩골을 연결하며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그런 이청용은 경기 종료 후 잉글랜드의 스포츠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몇 차례 훌륭한 크로스를 전달했다(Produced some excellent crosses)"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아울러 웨스트햄전에서 최근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1골 3도움)를 올리며 '웨스트햄 킬러'임을 입증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엘만더가 2골을 넣었고, 후반 3분에는 웨스트햄 수비수 메튜 업슨이 자책골을 기록하는 운이 더해지면서 볼턴이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청용 활약상, 크로스 한 방에 역전됐다

우선, 볼턴의 웨스트햄전 승리는 한 마디로 운이 좋았습니다. 웨스트햄에게 여러차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허용했고 전반 31분에는 스테인슨의 불필요한 파울 때문에 페널티킥을 내줬습니다. 하지만 볼턴 골키퍼 야스켈라이넨이 칼튼 콜의 페널티킥 막아냈고 몇 차례 슈퍼 세이브를 펼치는 선방쇼를 펼치며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습니다. '야신'켈라이넨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죠.

문제는 볼턴의 전술 이었습니다. 패스 축구 보다는 흔히 '뻥축구'로 일컫는 롱볼 축구를 펼치면서 공격의 효율성을 떨어 뜨렸습니다. 특히 스테인슨은 습관적으로 롱볼을 올리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웨스트햄에게 경기 흐름에서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고, 슈팅 3-11(유효슈팅 2-6, 개) 점유율 44-56(%)로 밀렸습니다. 이청용이 전반전에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하지 못하고 45분 내내 침묵을 일관했던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패스 축구에 강한 면모를 발휘하는 선수이지만 팀 동료들이 뒷받침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팀의 집중 견제까지 겹쳐 전반 내내 겉도는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코일 감독의 전반전 공격 패턴은 전임 감독인 멕슨 전 감독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번리 사령탑 시절에는 패스에 강점을 두는 기술 축구를 했는데 지금의 볼턴에서는 그런 부분이 투영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선 수비-후 역습 패턴에 이청용이 드리블 돌파를 통해 빌드업을 주도하는 패턴으로 재미를 봤지만, 이제는 이청용이 집중 견제에 걸리면서 지난 풀럼과의 개막전에서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고 웨스트햄과의 전반전에는 롱볼 축구로 돌아섰습니다. 후반 3분 업슨의 자책골 과정 또한 후방에서 전방으로 넘어오는 롱볼에서 비롯 됐습니다.

그런데 볼턴의 후반전 경기력은 전반전과 사뭇 달랐습니다. 미드필더 왼쪽 지역을 맡는 페트로프-홀든이 간결한 볼 터치와 안정적인 볼 키핑을 앞세워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하며 웨스트햄 골문을 공략했습니다. 여기에 웨스트햄이 업슨의 자책골 이후 미드필더진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물러나 있는 의기소침한 경기를 펼치면서 볼턴의 공격 색깔이 바뀌게 됐습니다. 그래서 볼턴은 1-0 리드에 힘입어 페트로프-홀든을 구심점으로 삼는 패스 축구를 펼칩니다. 경기 종료 후 점유율에서 51-49(%)로 역전시켰던 것은, 볼턴의 후반전 경기력이 전반전보다 좋아졌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축구는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승리하는 스포츠입니다. '볼턴의 에이스' 이청용의 힘이 이런 부분에서 빛났던 겁니다. 후반 23분 오른쪽 측면에서 데이비스의 패스를 받아 공을 터치하면서 크로스를 올리며 엘만더의 헤딩골을 엮어낸 임펙트는 다른 누구보다 강렬했고 환상적 이었습니다. 골을 넣은 엘만더가 이청용에게 직접 다가가 고맙다는 제스쳐를 취할 정도로, 이청용의 크로스는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에이스는 경기 내내 부진하더라도 단 한 번의 기회가 열리면 팀의 귀중한 골을 선사하는 기질이 넘쳐납니다. 이청용은 그 본능에 충실했고 크로스 하나 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습니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에서 14개의 패스를 시도하여 12개를 성공했습니다. 후반 35분 교체를 감안하더라도, 웨스트햄전에 선발 출전했던 볼턴의 미드필더 및 공격수 중에서 가장 패스 시도가 적습니다. 페트로프가 46개, 홀든이 34개(패스 성공 횟수는 각각 33개, 28개)를 기록했음을 상기하면 이날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볼 배급을 받지 못할 정도로 집중 견제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로스의 효과는 제법 컸습니다. 그 한 장면이 볼턴의 골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청용의 크로스는 코일 감독의 믿음에서 비롯된 장면 입니다. 만약 코일 감독이 조급한 타입의 지도자였다면 질책성의 일환으로 조기 교체 되었을지 모릅니다. 경기 내내 상대 수비에 막혀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하지 못했고 특별히 두드러진 공격 장면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기 교체가 가능했죠. 만약 엘만더에게 크로스를 이어주지 못했다면 지금쯤 국내 여론에서는 '이청용이 2년차 징크스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걱정에 시달렸을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코일 감독은 이청용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상황에서 팀 승리에 일조할거라 믿고 있었습니다. 에이스의 가치를 코일 감독이 모를리 없었던 것이죠.

이청용의 크로스는 시즌 초반의 무거운 스타트를 끊는 터닝 포인트로써의 존재감을 심어줬습니다. 지난 풀럼전과 웨스트햄전에서 상대 집중 견제를 이겨내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지만, 크로스 한 방으로 공격 포인트를 쌓으면서 앞으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상대팀에게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 분명한 만큼, 자신의 특출난 개인기 또는 빠른 볼 처리에 의한 크로스 또는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골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이청용의 명불허전은 크로스 한 방이면 충분했습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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