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백지훈 (C) 수원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fcbluewings.com)]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 블루윙즈가 포항 스틸러스와의 맞대결에서 비겨 '포항 징크스' 극복에 실패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 상대팀을 압도했지만 여러가지 아쉬운 부분 때문에 순위권 향상을 위해 이겼어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수원은 25일 저녁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습니다. 전반 5분 설기현에게 K리그 데뷔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16분 염기훈의 스루패스에 이은 이현진의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동점골을 작렬했습니다. 하지만 여러차례의 공격 상황에서 골을 해결짓지 못하면서 역전승에 실패했습니다. 이로써, 수원과 포항은 각각 K리그 11위(3승2무8패) 12위(2승5무7패) 자리를 지키며 10위권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수원은 포항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2004년 12월 8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 이후 스틸야드에서 열렸던 최근 9경기 연속 무승(5무4패)에 시달렸습니다. 그나마 이현진의 동점골로 포항전 3경기 연속 무득점 및 포항전 4연패의 사슬을 끊는데 성공했지만 스틸야드에 취약한 단점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반면 염기훈은 이현진의 골을 도우며 최근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으며 남아공 월드컵 이후 서서히 폼을 끌어 올렸습니다.

강민수 공백, 백지훈의 단점이 뚜렷했던 경기

수원은 포항전에서 기존의 4-1-4-1을 대신하여 4-4-2를 구사했습니다. 강민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고 며칠전 부산에서 영입된 임경현이 팀 전력에 새롭게 가세하면서 포메이션 변화가 불가피했죠. 그래서 이운재를 골키퍼, 양상민-리웨이펑-최성환-조원희를 포백, 임경현-백지훈-김두현-이상호를 미드필더, 호세모따-염기훈을 투톱에 배치했습니다. 강민수 같은 홀딩맨을 두기 보다는 백지훈-김두현의 공격적인 중원 조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 윤성효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백지훈-김두현 조합은 컨셉부터 실패작 이었습니다. 포항이 기존의 4-4-2를 버리고 4-3-3으로 전환하여 황진성-김재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배치하면서 백지훈-김두현에게 수비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죠. 여기에 포항이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볼을 돌리고 전방에서 공간 창출에 주력하면서 수원의 미드필더진이 앞쪽으로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위치선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설기현에게 선제골을 내줬던 전반 5분, 황진성이 2선 중앙에서 설기현쪽으로 전진패스를 연결했던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마크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수원은 포항과의 전반 15분 점유율에서 44-56(%)로 밀렸습니다. 포항에게 경기 흐름을 일방적으로 내주면서 수비에 치중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공격 과정에서 롱볼이 잦아졌죠. 특히 중원에서 경기를 반전시킬 힘이 부족했습니다. 백지훈-김두현이 포항의 숏 패스를 끊거나 템포를 늦추지 못하면서 상대팀 선수들에게 활발한 문전 돌파 기회를 허용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공격에 치중했지만 오히려 수원 진영안에 갇히면서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웠죠. 그 이후에는 측면에서 크로스 기회를 쉽게 허용했는데, 양상민이 유창현 봉쇄에 실패하여 공간을 내주는 불안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런 수원이 전반 31분 점유율에서 53-47(%)로 역전한 것은 이상호의 적극적인 돌파를 통해 경기 흐름을 반전지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침투하면서 신형민-황진성 사이의 공간을 뚫는데 성공하면서 호세모따-염기훈의 볼 터치가 많아졌고, 수원의 공격 옵션들이 포항 진영쪽으로 쉽게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백지훈-김두현을 통해 거치는 패스들이 잦아지면서 포항의 중원을 힘껏 공략했습니다. 특히 백지훈이 종-횡 방향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공격을 조율하면서 신형민의 견제에서 벗어났던 것이 수원에게 기폭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임경현의 부진이 아쉬웠습니다. 임경현은 원 포지션이 공격수였으나 포항전에서는 왼쪽 윙어를 맡으면서 포지션 전환했지만 팀의 공격 과정에서 어떠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패스를 받을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했고 받으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해 백지훈과의 연계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볼 터치가 적었고 공간을 돌파할 기회까지 얻지 못하면서 수원의 공격이 백지훈-이상호에게 쏠리는 단점이 나타났죠. 만약 염기훈에게 왼쪽을 맡기고, 이동식 같은 백업 홀딩맨을 선발로 기용하여 4-1-4-1을 구사했다면 더 좋은 경기를 펼쳤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래서 윤성효 감독은 후반 6분 임경현을 빼고 이현진을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그 효과는 단시간내에 나타났습니다. 이현진이 왼쪽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위협하면서 포항의 수비라인이 얇아지게 됐습니다. 후반 16분에는 문전에서 김두현의 전진패스를 받아 골키퍼 신화용과 1대1 상황 과정에서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동점골을 넣으면서 조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윤성효 감독은 포항의 수비라인이 어수선한 약점(황재원 결장, 김광석 부상)을 노려 이현진을 기용했는데 그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졌죠.

수원이 우세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은 김두현의 홀딩맨 변신 입니다. 포항이 경기를 거듭하면서 모따-설기현에 의존하는 돌파에 의존했던 원인은 김두현이 포항 미드필더들을 철저히 견제하여 상대의 패스 플레이를 끊었기 때문입니다. 백지훈이 전반 중반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김두현이 중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비쪽에 힘을 실을 수 밖에 없었죠. 수비적인 컨셉과 맞지 않는 선수지만 팀을 위해 살림꾼 역할을 자청하는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이면서 수원이 활발한 패스 플레이에 의해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원은 이현진 동점골 이후 경기 흐름의 우세함을 이어갔음에도 끝내 역전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백지훈의 페이스가 후반 중반부터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백지훈은 윤성효 감독 부임 이후 최근 많은 경기에 출전했지만 포항 원정에서 체력이 저하되면서 공격력이 주춤하게 됐습니다. 패스 시도는 많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지고 타이밍까지 느려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죠. 전반 중반부터 활발히 움직였지만 이현진의 골 이후 오버페이스가 되면서 수원 공격의 임펙트가 떨어졌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이 패스 플레이에 초점을 모았지만 정작 구심점 역할을 해줬어야 할 백지훈이 살아나지 못했죠.

그럼에도 윤성효 감독이 백지훈을 교체 시키지 않았던 것은 선수를 철저하게 믿겠다는 의중 이었습니다. 수원의 플레이메이커로서 사실상 백지훈으로 낙점했기 때문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백지훈이 승부를 결정지었어야 할 상황에서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윤 감독 입장에서 아쉽게 됐습니다. 그래서 윤 감독은 후반 30분 김두현 대신에 박종진, 후반 36분 염기훈을 빼고 하태균을 교체 투입했지만 문제는 박종진-하태균이 수원 공격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30분에는 박종진이 오른쪽 윙어를 맡으면서 이상호가 중원에서 백지훈 역할을 대신했지만, 오히려 백지훈과 더불어 폼이 저하되면서 연계 플레이를 노리지 못했죠.

호세모따-하태균 투톱의 시너지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두 선수 사이의 앙금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인지 서로 패스를 주고 받지 않으려 합니다. 호세모따 입장에서는 염기훈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편하겠지만, 문제는 염기훈이 쉐도우치고는 공격의 창의성이 부족하며 수원 스쿼드에서 왼쪽 측면을 담당해야 할 선수입니다. 윤성효 감독 체제에서 4-4-2가 성공하려면 호세모따의 파트너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그 해답이 일본 대표팀 및 독일 분데스리가 출신 공격수 다카하라가 될 지 앞으로의 수원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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