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새로운 수원축구가 시작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 공식 홈페이지 (C) bluewings.net]
2010 남아공 월드컵이 폐막하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은 한달만에 재개되는 K리그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원 블루윙즈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원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축구팬을 확보했고 그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1~2년 동안 성적이 좋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꼴찌에 그치면서 팬들의 기대를 실망시켰고 차범근 전 감독이 사임했습니다.
그러던 수원이 명가재건을 위해 대학 축구(숭실대)에서 명장으로 손꼽혔던 윤성효 감독을 영입했습니다. 윤성효 감독은 1996년 원년 부터 5년 동안 수원의 선수로 활약했으며 1998년 정규리그 우승때는 팀의 주장으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수원의 레전드입니다. 김호 전 감독의 애제자 답게 패스 게임을 선호하며 지난달 중순 부임 이후 선이 굵었던 팀의 스타일을 변화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과연 수원이 하반기에 정규리그 꼴찌에서 벗어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주목됩니다.
'패스 게임'으로 변화한 수원, 그 조짐이 긍정적
무엇보다 지난 11일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와의 친선경기는 수원에게 단순 이상의 의미를 부여 했습니다. 0-0으로 비겼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얻을 점이 여럿 있었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보완할 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수원은 차범근 전 감독 시절의 4-4-2, 3-4-1-2를 버리고 아직 K리그에서 정착되지 않은 4-1-4-1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미드필더진의 패스를 앞세워 여러가지 패턴의 공격 기회를 노리겠다는 윤성효 감독이 공격 성향의 지도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수원의 현 스쿼드에서 4-1-4-1이 이상적인 이유는 패스의 정확도와 효율성, 기술을 키울 수 있는 미드필더 자원들을 대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강민수가 그동안 잠재되었던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공급하며 백지훈-김두현으로 짜인 공격형 미드필더들에게 원활하게 볼이 배급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오른쪽 윙어 이상호도 중앙과 간격을 좁히면서 연계 플레이에 참여해 여러가지 형태의 패스를 주고 받아 우라와의 중원 뒷 공간을 공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차범근 전 감독 시절에 어려움을 겪었던 패스 게임이 윤성효 감독 체제에서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윤성효 감독은 김호 전 감독과 더불어 패스 게임을 선호하는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스타일은 다릅니다. 김호 전 감독 체제에서는 미드필더진에서의 아기자기한 패스를 통해 템포가 느려지더라도 직선과 곡선을 골고루 이용하는 패스가 많았습니다. 반면 윤성효 감독 체제에서는 횡패스와 롱패스 보다는 종패스에 대한 비율을 높이면서 빠르고 직선적인 경기 흐름을 유도했으며 선수들에게 백패스를 금지 시켰습니다. 원터치와 투터치 형식의 서로 주고 받는 패스 플레이와 전진패스까지 어우러지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경기를 장악하는 흐름이 우라와전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강민수의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은 우라와전 성공을 통해 하반기에 탄력을 얻을 것이 분명합니다. 강민수는 최근 1~2년 사이에 센터백으로서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쳤고 올해 수원 이적 후 부진했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하여 공격에 눈을 뜨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흐름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조원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격력이 다소 취약했던 부분을 강민수가 만회했고 수원의 패스 게임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긍정 포인트로 귀결 됐습니다. 강민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계속 경험이 쌓이면 지금보다 능숙한 공격 전개를 앞세워 전방 미드필더들의 부담을 덜어 줄 것입니다.
염기훈의 포지션은 그동안 변화가 잦았지만 4-1-4-1 체제를 통해 왼쪽 윙어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4년 전 전북 시절보다 순발력이 느려졌고 연계 플레이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지만 돌파력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김두현-백지훈은 잦은 부상 여파로 활동량에 굴곡이 벌어졌기 때문에 염기훈이 그 단점을 보완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수원에서 부상 및 월드컵 대표팀 차출 때문에 팀 공헌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자신을 받아준 수원에서 좋은 모습으로 정착하려면 하반기에 꾸준한 맹활약을 펼쳐 윤성효 감독에게 신임을 얻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돘습니다.
수원은 우라와전이 끝난 뒤 서동현-박종진(전 강원), 이길훈-임경현(전 부산) 트레이드를 성사시켰고 송종국(알 샤밥) 이상돈(강원)과 작별했습니다. 박종진과 임경현은 윤성효 감독이 숭실대 사령탑 시절에 키웠던 선수들이지만 K리그에서의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서동현과 이길훈은 수원팬들과 정이 쌓였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임펙트가 부족했기 때문에 윤성효 감독이 대학 무대 시절에 키웠던 박종진-임경현을 수원 선수로 받아 들였습니다. 박종진은 오른쪽 윙어로서 빠른 발을 앞세운 측면 돌파를 과시할 것이며 임경현은 쉐도우 출신으로서 수원의 패스 게임에 힘을 실으며 골을 노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제는 수비진 입니다. 송종국이 떠난 오른쪽 풀백 자리를 조원희가 메우게 되었지만 3년 동안 풀백으로 뛰지 않았기 때문에 역할 변화 과정에서 혼동이 올 수 있습니다. 조원희는 주 포지션이 3백 체제의 윙백 이었지만 풀백에서는 상대 공격에 의해 뒷 공간을 허용하는 경향이 뚜렷해 2007년 상반기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했던 것도 이 때문이죠. 과거의 약점이 상대팀에게 집요한 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한 박자 빠른 커버 플레이와 매끄러운 위치선정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원의 포백은 우라와전에서 크로스를 많이 허용했습니다. 양상민-조원희로 짜인 좌우 풀백이 측면 깊숙한 곳에서 수비를 하지 않고 안쪽으로 움츠려들면서 오히려 크로스를 내주고 말았죠. 미드필더의 패스 게임을 통해 공격의 흐름을 잡으면서도 측면 뒷 공간에 불안함을 남긴 것은 경기를 효율적으로 지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한계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수원과 상대하는 팀이라면 크로스와 침투 능력이 뛰어난 측면 옵션을 앞세워 박스쪽으로 한 번에 골 기회를 띄울 것입니다. 이렇게 공략당하지 않으려면 양상민-조원희가 상대의 공격 흐름을 미리 파악하거나 집요하게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적극성이 있어야 합니다.
수원의 화룡정점을 찍을 원톱도 불안합니다. 하태균과 호세모따가 2% 부족한 공격력을 일관했죠. 하태균은 우라와전에서 미드필더들과 간격을 좁히고 연계 플레이에 참여하여 최전방을 부지런히 질주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수원의 4-1-4-1 체제에서 하태균이 골 넣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최근 3년 동안 부상 여파로 슬럼프에 빠지면서 골 생산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호세모따는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하태균에 비해 상대 수비를 비집고 침투하거나 패스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부산에서 영입한 임경현의 성공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고, 신영록의 계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태균과 호세모따가 분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수원이 하반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결정적 키 포인트는 원톱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월드컵 휴식기를 통해 감독을 교체한 수원이 K리그 명문 클럽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