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주영 (C) 티스토리 PicApp]
월드컵 병역 혜택이 없어진 현 상황에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및 올림픽 3위 이내 입상을 노려야 합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4년 동안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고 경기 출전 선수만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올림픽은 2004년 아테네 대회 8강 진출이 최고의 성적 이었을 뿐 본선에서 탈락한 경험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3위 이내 입상을 장담할 수 없는 올림픽보다는 아시아권 내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을 받기가 수월합니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와일드카드(나이와 관계없이 3명 출전)'를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며칠 전 21세 이하 주축의 2012 런던 올림픽 세대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지난해 U-20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끈 현 올림픽 대표팀 스쿼드에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하여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홍 감독은 "꼭 필요한 포지션에서 병역을 마치지 않은 선수가 (와일드카드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는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 속했던 병역 미필자 선수들 중에서 선발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스쿼드의 절반 규모가 병역 미필자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병역 혜택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유럽 진출 및 유럽리그에서의 롱런을 위해 병역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는 3명으로 제한된데다 나이 어린 선수들과 조화가 필요한 만큼, 기존 올림픽 대표팀 스쿼드에서 취약한 포지션에 선발해야 합니다.
4-3-3을 구사하는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측면 자원 경쟁이 치열합니다. 아약스에서 활약중인 석현준을 비롯해서 이승렬, 서정진, 조영철, 김민우, 홍철 중에 1~2명이 탈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드필더진에서는 셀틱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의 차출이 이루어지면 구자철, 김보경, 문기한 중에 1명이 주전 경쟁에서 밀리게 됩니다.(김보경은 허정무호에서 윙어였으나 홍명보호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골키퍼는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범영과 김승규 중에 한 명이 주전을 낙점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비진에는 무게감이 부족한 선수들이 몇몇 있기 때문에 풀백 및 센터백에 와일드카드가 1명씩 배치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에서는 박희성, 김동섭, 지동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희성과 김동섭이 포스트 플레이를 강점으로 삼는 180cm 후반대의 타겟맨이라면 지동원은 광양제철고에 이어 전남에서의 출중한 골 감각을 통해 신인왕 후보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박희성과 김동섭은 타겟맨으로서의 기질과 빼어난 2선 플레이, 공간 침투를 통한 이타적인 플레이가 좋지만 해결사로서 꾸준히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지동원은 아직 홍명보호에서 이렇다할 검증을 받지 못한데다 K리그에서 경기력이 여물지 않았지만 전남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기세라면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다만, 지동원이 전남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어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교통정리가 원활하게 풀릴 수 있습니다. 전남은 인디오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면서 슈바를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하기 때문에 앞으로 지동원이 측면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만약 지동원이 홍명보호에서 측면에 기용되면 기존 윙 포워드 자원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박희성과 김동섭 중에 한 명을 탈락하면서 '박 선생' 박주영(25, AS 모나코)을 와일드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틈이 생깁니다.
[사진=박주영 (C) 효리사랑]
박주영 입장에서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두 시즌 연속 모나코의 붙박이 주전으로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고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유럽 롱런을 위해서는 병역 혜택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올림픽보다는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에 더 수월한데다, 홍명보호에서 지동원 이외에는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박주영의 존재감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필요합니다.
물론 박주영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아시안컵 출전의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11월 12일 부터 27일까지 열리며 아시안컵은 내년 1월 7일부터 29일까지 치러지지만 문제는 프랑스리그의 2010/11시즌 일정과 겹칩니다. 두 대회 모두 시즌중에 열리기 때문에 박주영의 소속팀에서 적극 받아들일지 의문입니다. 2004년 PSV 에인트호벤에서 뛰었던 박지성 같은 경우에는 7월에 열렸던 아시안컵에 출전했지만 8월에 치러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8월이 유럽 축구가 개막하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아시안게임은 A매치와 관계 없기 때문에 어쩌면 박주영의 참가가 무산 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선수 추신수 같은 경우에는 소속팀 클리블랜드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추신수는 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선수이기 때문에 병역 혜택을 지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메이져리그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개막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박주영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위해 유럽팀과 협상하려면 추신수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박주영이 모나코에 잔류하면 아시안게임 차출이 원활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나코는 올 시즌 후반기에 꾸준히 골을 넣었던 무사 마주를 주전 원톱으로 가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박주영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나코 입장에서 박주영은 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 필요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는 과정에서 높은 이적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박주영의 병역 혜택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으로 이적하면 그 팀이 강등을 면하기 위해 박주영을 집착할 가능성이 있어 아시안게임 차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박주영의 올해 여름 프리미어리그 이적은 해당 소속팀의 병역 혜택 지원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박주영 같은 믿음직한 공격 자원이 필요합니다. 공격진에는 상대 수비 공략을 위해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점유율 축구를 중요시하는 홍명보호와 상대하는 팀이 선 수비-후 역습을 통해 한국의 허를 찌르거나 극단적인 밀집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파괴력이 뛰어난 공격진이 더 필요합니다. 석현준-지동원-이승렬-김민우의 파괴력은 또래 세대 중에서 높은 편이지만 이들만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이 24년 동안 아시안게임을 제패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강한 화력이 필요합니다. 유럽 무대 경험이 쌓인 박주영의 존재감이 홍명보호에 필요한 이유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