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판승의 달인´ 최민호(28, 한국 마사회)가 한국에 값진 첫 금메달을 안겼다.
최민호는 9일 저녁 8시 30분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맞아 2분 24초만에 화끈한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김재엽) 이후 20년 만에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나 동메달에 머물렀던 최민호는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4년의 한´을 푸는데 성공했다. 그는 파이셔를 누르자 마자 4년 전의 아픔을 떠올린 듯, 바닥에 엎드린 채 눈물을 흘렸으며 경기장을 떠나면서도 그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최민호는 아테네 시절의 한을 풀기 위해 2회전부터 결승까지 전경기를 한판승으로 이기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후 5연속 한판승 퍼레이드로 상대방을 제압한 것. 2회전 미겔 앙헬 알바라킨(아르헨티나) 3회전 마소드 아콘자데(이란) 8강 리쇼드 소비로프(우즈베키스탄)를 주특기인 업어치기 한판으로 메쳤다.
이후 최민호는 연이은 한판승으로 재미를 붙이며 금메달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준결승에서 루벤 후케스(네덜란드)를 경기 시작 24초 만에 ´자신의 또 다른 주특기´인 다리 들어 메치기 한판으로 꺾은 뒤 결승전서 루드비히를 상대로 2분 24초 만에 또 한 번 다리 들어 메치기를 시도하며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최민호의 ´전경기 한판승´은 특급 선수라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어서 값진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 선수가 국내 대회와 아시아 및 세계 무대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한 적이 여럿 있었지만 ´스포츠 대제전´인 올림픽 무대에서 이러한 대기록으로 금메달을 달성한 것은 최민호가 국내 최초이기 때문.
특히 2000년대 이후 국내 및 국제 성인 유도 대회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주목받은 남자 유도 선수는 3명 뿐이다. 2001년 4월 아시아 선수권 대회 81kg급에서 추성훈(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전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했으며 2년 뒤 전국 체전에서는 ´비운의 유도 선수´ 윤동식이 78kg급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같은 해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는 이원희가 73kg급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유도계에 떨친 뒤 3년 뒤 포르투갈 리스본 월드컵 국제 유도대회 같은 체급에서 또 다시 전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했다. 그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5경기 중에 4번을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한판승의 사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최민호가 국내 남자 유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전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태릉 선수촌에서 아침 일찍부터 훈련에 매진하는 것으로 유명한 최민호는 4년 전의 아픔을 가슴 속에 새기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올림픽에서 전경기 한판승을 달성해 무결점 선수로 거듭났다.
그 결실을 올림픽 금메달의 값진 성과로 보상받은 최민호. 그는 자신이 그토록 목에 걸고 싶었던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강´을 상징하는 금메달 단상대에 올라섰다.
한국 유도는 이날 최민호가 첫 스타트를 훌륭하게 끊으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0일에는 올해 파리오픈 우승자인 김주진(66kg급)을 비롯 11일에는 이원희를 꺾고 올림픽에 진출한 왕기춘(73kg급) 12일에는 올해 독일오픈과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재범(81kg급)이 차례로 금빛 사냥에 나선다.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장성호(100kg급) 역시 금메달을 노리는 선수.
반면 유도 종주국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의 히라오카 히라오키(60kg급)가 1회전부터 탈락한데 이어 올림픽 3연패를 노렸던 ´유도 여왕´ 다니 료코가 동메달에 그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