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 유도의 간판 스타 계순희(29)와 다니 료코(33, 결혼 전 다무라 료코)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유도 부문에서 각각 57kg급과 48kg급 금메달 획득이 유력한 유도 지존이자 양국의 유도를 대표하는 ´자존심´이다.
우리에게 ´인민 귀염둥이´로 유명한 계순희는 오는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릴 57kg급 경기에 나서고 다니는 이보다 이틀 앞선 9일 같은 장소에서 48kg급 경기에 참가해 한국의 김영란(27, 인천 동구청)과 열띤 금빛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무엇보다 다니는 계순희와 함께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결승전에서 만났던 두 선수의 대결이 우리에게 존재감이 뚜렷해 흔히 이들의 관계는 ´라이벌´로 회자되고 있다.
다니는 16세의 나이에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국제 대회에서 무려 84연승의 경이적인 기록을 남기고 세계 여자 유도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당시 일본 내에서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그녀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 호언 장담하며 ´유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빛내길 바랬다.
그러나 잘나가던 다니를 올림픽 결승 무대에서 ´실력으로´ 울렸던 선수가 17세의 계순희였다. 첫번째 국제 대회 출전이 애틀란타 올림픽이었던 그녀는 다니를 효과 2개로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키고 북한의 금메달을 안겼다. 믿기지 않는 패배에 고개를 떨궜던 다니의 84연승 행진이 산산조각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일본 언론에서는 다니가 두 달이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할 정도였다고 보도되기도.
그 이후 계순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52kg급 동메달, 4년 뒤 시드니 올림픽 57kg급 은메달을 따냈던 반면에 다니는 두 대회 48kg급을 차례로 제패하며 애틀란타 올림픽의 한을 푸는데 성공했다. 만약 계순희가 체급을 올리지 않았다면 두 선수는 ´한 자리 뿐인´ 48kg급 지존을 놓고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을지 모를 일이다.
계순희와 다니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57kg급과 48kg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계순희는 2005년과 2007년 세계 유도 선수권 대회에서 57kg급 2연패를 달성해 12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바라보게 되었고 다니는 같은 대회에서 7번 연속 우승한 절대 강자로서(2005년 아들 출산으로 대회 불참) 12년 전 계순희에게 무너졌던 이변이 재현되지 않는 한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니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세계 여자 유도 사상 첫 ´올림픽 3연패´ 달성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신장이 146cm 밖에 되지 않은 단신이지만 폭발적인 힘과 민첩한 유연성, 반드시 이기겠다는 끈기를 앞세워 상대방을 누르는 그녀의 집념이 올림픽 3연패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반면 계순희는 힘이 장사라는 평가다. 북한 내에서 무제한급 선수를 물리쳤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올해 2월 독일오픈에서 63kg급에 출전해 동메달을 따낸 경력이 있다. 12년 전 48kg급에 참가했던 그녀가 무려 15kg 올리며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힘이 타고 났다는 증거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 체급 줄인 57kg급에 출전해 어느 선수보다 막강한 파워를 앞세워 매트 위를 평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계순희와 다니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줌마 파워´를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계순희는 2006년 2월 북한에서 유도 감독으로 종사하는 김철과 결혼했고 다니는 그녀보다 3년 앞선 해에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강타자 다니 요시모토와 결혼해 현재 두 살된 아들을 두고 있다. 30대 중반을 앞둔 그녀에게 이번 올림픽은 마지막이 될지 모를 중요한 시기를 맡고 있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결승전 이후 우리에게 맞수로 각인된 계순희와 다니. 애틀란타 올림픽에서는 계순희가 다니를 울렸지만 시드니와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다니의 2연패 속에 계순희가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과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두 명의 유도 지존이 각각 다른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함께 웃을지 그 결과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