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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드리 아르샤빈 (C) 티스토리 PicApp]
'러시아 특급' 안드리 아르샤빈(29, 아스날)이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이적을 희망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앞으로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올 시즌 유럽 제패에 실패했던 바르사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아르샤빈을 영입할지 주목됩니다.
아르샤빈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일간지 <스포르트 익스프레스>를 통해 "바르사에서 한 시즌이라도 활약하면 내 축구 인생의 정점을 이룰 것이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자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3일 뒤 잉글랜드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아르샤빈이 아스날과 재계약을 하고 싶다더니 러시아 언론을 통해 다른 태도를 보인 것에 실망했다. 그런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바르사에서 뛰고 싶다는 아르샤빈에 대한 불쾌한 반응을 내비쳤습니다.
사실, 아르샤빈은 오래전 부터 바르사 팬이었으며 유로 2008에서 러시아 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끈 이후에는 전 소속팀인 제니트 상트페트크부르트와 바르사와의 영입 교섭이 있었습니다. 그 교섭은 제니트가 많은 이적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결렬되었지만, 바르사에 가고 싶다는 아르샤빈의 꿈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또한 아르샤빈은 지난해 6월 30일 잉글랜드 <더 선>을 통해 "바르사에서 뛰면 행복할 것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아스날에 이적한지 5개월 만에 바르사로 이적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르샤빈이 잉글랜드 무대에 롱런할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잉글랜드 특유의 우중충한 날씨를 좋아하지 않았고 자신의 고향인 상트페트르부르크를 그리워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해부터 잉글랜드 정부가 고소득자들에게(연봉 15만 파운드 이상, 약 2억 5400만원) 50%의 세금 폭탄을 걷기로 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대형 스타들의 지갑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런데 아르샤빈은 주급 8만 파운드(약 1억 3500만원)을 받으면서도 잉글랜드 생활이 힘들다는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니트 시절보다 주급을 낮춘 상태에서 아스날에 이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르샤빈은 잉글랜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바르사로 가고 싶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아스날이 아르샤빈의 바르사 이적을 허용할지는 의문이지만 선수 본인이 충성심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계속 잔류시켜도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스날은 왼쪽 윙 포워드인 사미르 나스리를 제2의 피레로 키우고 있고, 중앙 공격수에는 판 페르시-벤트너가 있어 아르샤빈의 다음 시즌 붙박이 주전 활약 여부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르샤빈의 가치와 명성이 유로 2008 및 아스날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향상된 만큼, 아스날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르샤빈 이적을 통해 두둑한 이적료를 챙길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르샤빈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바르사는 올 시즌 내내 왼쪽 윙 포워드 영입을 추진했습니다. 티에리 앙리가 노쇠화에 시달리며 페드로 로드리게스 레데스마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즌 전반기에 맨체스터 시티의 벤치 멤버로 밀려난 호비뉴(산토스 임대) 영입을 시도했고 프랭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꾸준한 영입 관심을 가졌습니다. 비야는 스페인 대표팀의 주전 원톱이지만 윙 포워드로 뛸 수 있는 자원입니다.
하지만 세 명 보다는 아르샤빈이 더 현실적입니다. 호비뉴와 비야는 각각 산토스, 발렌시아에 계속 잔류하기를 희망했고 리베리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아르샤빈은 잉글랜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바르사 이적을 원했던 선수였습니다. 그의 소속팀인 아스날은 부채 문제 등으로 스타들의 다른 팀 이적이 잦은 클럽입니다. 바르사는 아르샤빈 영입을 추진했고 제니트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영입 교섭을 펼쳤던 이력이 있습니다.
물론 바르사에는 페드로가 있기 때문에 아르샤빈의 필요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페드로는 올 시즌 리오넬 메시와 더불어 바르사의 특급 날개로 활약하며 호비뉴-리베리-비야 영입에 대한 필요성, 앙리 존재감을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촉망되는 23세 영건인 만큼, 바르사가 앞으로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페드로-즐라탄-메시로 짜인 3톱은 2005/06시즌 유럽 제패를 안겼던 호나우지뉴-에토-메시로 이어진 REM 트리오, 지난 시즌 트레블의 상징인 앙리-에토-메시 트리오보다 파괴력이 부족합니다.
그 이유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인터 밀란전에서 두드러졌기 때문입니다. 바르사의 문제점은 즐라탄입니다. 즐라탄이 루시우-사무엘로 짜인 상대 센터백 라인에게 일방적으로 밀려 바르사의 탈락을 부추겼지만, 상대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어 공간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간 창출보다는 강력한 포스트플레이를 강점으로 삼은 선수지만, 인터 밀란처럼 강력한 압박을 주무기로 삼는 팀들에게는 즐라탄 같은 타입이 독입니다. 비슷한 예로, 첼시의 타겟맨인 디디에 드록바도 루시우-사무엘에게 농락 당했습니다.
신장 172cm의 아르샤빈은 즐라탄과 스타일이 다릅니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 아스날의 3톱 중앙 공격수로 맹활약을 펼치며 한때 소속팀의 리그 1위를 견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몸싸움보다는 전방과 측면, 2선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끌어 올리거나 공간을 창출하는 이타적인 경기력을 통해 후방 공격 옵션들의 박스 안 침투를 도왔습니다. 그래서 아스날은 아르샤빈을 중앙 공격수로 놓으면 4-6-0 형태의 제로톱을 썼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프리메라리가보다 거칠고 체격이 큰 수비수들이 즐비한 만큼, 이 같은 플레이가 프리메라리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아르샤빈의 스타일은 바르사에서도 필요합니다. 즐라탄을 통한 타겟 효과가 풀리지 않으면 아르샤빈의 공간 창출을 통한 플랜B를 통해 페드로-메시의 득점력을 키울 수 있는 묘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레시코 더비에서 메시를 3톱 중앙 공격수로 기용해 2-0 완승을 거둔 바르사라면(즐라탄이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아르샤빈을 중앙에 포진할 수 있습니다. 아르샤빈은 윙어보다는 4-4-2의 중앙 공격수에 최적화된 스타일을 지닌 선수였기 때문에 중앙 적응에 문제 없습니다.
또한 아르샤빈은 좌우 측면을 골고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이 있습니다. 제니트 시절 투톱 공격수와 오른쪽 윙어를 겸했고, 올 시즌 아스날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서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바르사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즌 유럽 제패를 노리는 바르사는 앞으로도 상대팀의 강력한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압박을 분쇄할 수 있는 아르샤빈 같은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공격 옵션이 필요합니다. 아르샤빈이 올해 여름 캄프 누에 입성할지 주목됩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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