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우리가 가진 능력을 선보인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남자 축구 경기가 베이징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번째 경기이기 때문에 카메룬전에서 승리해서 분위기를 살리겠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의 주인공 카메룬을 상대로 하는 박성화호의 마음가짐은 지난 6일 '한국 축구의 별' 박주영의 출사표에 잘 담겨있다. 아프리카 강팀과의 대결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활약상으로 승리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불타는 각오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7일 저녁 8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릴 2008 베이징 올림픽 D조 본선 첫 경기 카메룬전을 치른다.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본선 첫 경기는 다음 라운드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박성화호가 본선과 8강을 넘어 사상 첫 축구 메달을 획득하려면 카메룬을 반드시 제압해야 한다.

본선 조편성이 발표됐을 당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래도 해볼만 하다'와 '8강 진출은 어려울 것이다'는 반응이었다. 온두라스의 축구 실력이 그리 높게 평가된 적 없었지만 이탈리아가 전통의 유럽 강호라는 요소와 카메룬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FIFA 랭킹과 상관없이 유독 올림픽과 청소년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 박성화호 전망을 엇갈리게 했다. 카메룬은 한국이 지난달 28일에 상대했던 코트디부아르보다 더 강한 상대로 알려져 있어 분명 한국이 넘어야하는 강호다.

그러나 한국은 역대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들과 만나 2승2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최근 월드컵과 올림픽 본선에서 아프리카 팀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말리에게 0-3으로 밀리다 조재진의 2골과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3-3의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년 뒤 독일 월드컵 첫 상대인 토고전에서도 0-1로 뒤지다 이천수와 안정환의 릴레이포로 2-1의 값진 승리를 거두며 아프리카팀과 만나면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주목할 것은 독일 월드컵 당시의 한국은 첫 경기 토고전 승리 영향의 발판으로 프랑스전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세계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첫 경기 승리의 위력이 당시 월드컵 준우승팀 프랑스를 상대로 발휘된 사실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나서는 박성화호가 참고 삼아야 할 대상이다. 자칫 첫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낭패를 당한다면 이후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카메룬과의 대결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전을 앞둔 5일 기자 회견에서 "카메룬은 이탈리아와 더불어 세계 정상급 팀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많이 떨어지지 않아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특히 박성화 감독은 5년 전 자신이 이끌었던 U-20 월드컵에서 첫 상대인 '유럽 강호' 독일과 접전끝에 2-0의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이 있어 올림픽 본선 첫 상대인 카메룬전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크다.

박성화호와 상대할 카메룬은 '전방 공격지향'이 두드러진 팀. 4-4-2 포메이션을 쓰면서 미드필더진의 활발한 공격 가담과 빠른 순간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격수를 4명으로 늘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게 위협적이다. 이들이 엮어내는 빠르고 정확한 공격 전개는 지난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전서 1-0의 무실점 승리를 공헌했던 '김동진-김진규-강민수-신광훈'으로 짜인 포백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카메룬의 단점은 중앙 수비의 발이 느리다는 것. '와일드카드' 김동진과 김정우의 가세로 더욱 견고해진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의 안정을 바탕으로 박주영과 이근호 등 스피드와 개인기를 겸비한 선수들을 이용한 빠른 역습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화 감독이 전통적으로 측면보다 중앙 공격을 선호했다는 점에서 카메룬의 가운데 진영을 뚫기 위해 전방 공격수들의 지능적인 공간 창출 능력이 요구된다.

그 핵심이 바로 '박주영 시프트'다. 박성화호는 지난달 국내에서 치른 세 번의 평가전에서 박주영 중심의 공격루트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2선에 포진한 선수들은 중앙에서 부지런히 공간을 찾는 박주영쪽으로 활발한 공격을 연결하며 그런 박주영은 빠르게 문전으로 쇄도하는 동료 선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이었는데 빠른 타이밍과 정확한 공격연결이 더해지면서 상대 수비진을 뚫는 효과를 봤다. 골잡이에서 도우미로 변신한 박주영의 이타적인 활약은 카메룬전 승리의 필수 요소.

좋은 득점 기회인 세트피스 역시 알차게 활용해야 한다. 김승용의 부상으로 올림픽대표팀의 취약부분이 되었지만 김근환과 김진규, 강민수, 김동진 등 헤딩 능력이 녹록지 않은 수비 요원들이 적극적인 공격 가담속에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킥이 뛰어난 박주영과 이근호, 백지훈, 김정우의 프리킥 성공률을 높이는 것도 카메룬전 승리를 향한 중요한 키워드.

결전의 날이 오늘 다가온 가운데, 박성화호는 선배들이 아프리카 팀들을 상대로 국제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자신감으로 소화해야 한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아프리카 강호 카메룬을 상대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힘찬 첫걸음을 내딛을지 국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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