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4년전 세대보다 더 강하다. 4년 전에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선배들과 나이 차가 많아 힘들었지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여러 면에서 팀원들의 조화와 단결이 돋보이고 있다"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금빛날개' 김동진(26, 제니트)은 지난달 31일 호주전이 끝난 뒤 박성화호의 전력이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8강 진출을 거둔 올림픽 대표팀보다 전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와일드카드와 기존 팀원과의 불협화음 없이 서로 똘똘 뭉쳐 조직력이 강해졌다는 것이 박성화호의 베이징 올림픽 전망이 밝은 이유로 설명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세 차례 친선전에서 다양한 전술과 선수들의 기량을 모두 시험하며 모의고사를 마쳤다. 세 번의 승리와 함께 오는 7일 중국 친황다오에서 열릴 카메룬과의 D조 본선 첫 경기 부터 선보일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지난달 16일 과테말라전부터 호주전 까지 박성화호의 얼개와 전망을 살펴 본다.
김동진과 이근호, 박성화호 공격력 '업그레이드' 시켜
세 차례 평가전에서 나타난 박성화호의 공격력은 지난해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던 아시아 최종예선때 보다 향상됐다는 분석. 수비진에서 공격진으로 향하는 패스 연결이 간결해지고 빨라짐에 따라 박진감 넘치는 공격력을 펼친 것. 2선에서 공격수에게 향하는 크로스와 패스 연결이 이전보다 정확해진데다 유기적인 2:1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진의 혼을 쏙 빼놓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김동진과 이근호(대구)다. 와일드카드 김동진은 왼쪽 측면 뒷 공간에서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앞세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든 숨은 주인공이다. 지난 28일 코트디부아르전서 이근호의 결승골을 위협적인 왼발 크로스로 어시스트했고 호주와의 경기 종료 직전에는 미드필더와의 2:1패스로 호주 오른쪽 공간을 무너뜨려 전력질주하는 날카로운 실력을 선보였다.
이근호는 투톱 공격수로서의 진가를 선보이며 박성화호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과테말라전과 코트디부아르전 결승골을 비롯 올림픽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4경기 모두 한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해결사의 진 면목을 선보인 것.
그의 경기 내용은 골 못지 않게 영양가가 풍부했다. 경기 내내 빠른 문전 쇄도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주도하며 상대팀 수비진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여기에 팀 조직력의 짜임새가 더해져 김정우(성남) 기성용과 이청용(이상 서울) 같은 2선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효율적이고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아 팀 공격력을 한 박자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김동진과 이근호는 지금까지 대표팀과 클럽팀에서 거의 매 경기마다 기복없는 활약을 펼쳐 축구팬들의 든든함을 더하게 했다. 특히 세 차례 평가전에서의 전체적인 활약은 여전히 발전중 임을 증명하며 그 기세를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부활의 빛' 떠오르는 박주영
지난해 8월 박성화호 출범 이후 아직 골을 넣지 못했지만 박주영(서울)의 부활 예감은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환희를 기대케 하고 있다. 오랫동안 골 가뭄으로 일부 축구팬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박주영으로 향하는 공격 루트와 그 전술은 상대팀 수비진을 쉽게 허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으며 그의 활발한 움직임과 빠른 질주는 3년 전의 진 면목을 다시 보는 듯 했다.
무엇보다 박주영을 거쳐 공격이 진행되는 박성화호의 공격 패턴이 지난해 올림픽 최종예선 때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박주영과 원톱의 호흡 불일치, 2선에서 박주영으로 향하는 공격 연결의 짜임새 부족, 박주영의 무뎌진 움직임 등이 지난해 박성화호 공격의 문제점이었다면 이번 세 차례 평가전에서는 기존의 불안 요소를 장점으로 격상시키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박성화호 공격력이 살아난 원동력이 바로 박주영 중심의 전술적 움직임이 변하면서 부터다. 박주영은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공을 잡아 동료 선수들이 전방 공격 펼칠 수 있는 기회를 활발히 제공했다. 호주전에서 전반 9분 신영록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전달한 것을 비롯 11분 뒤에는 이청용과 협력적인 2:1 패스를 시도하며 그의 슈팅 공간을 영리하게 만들어준 것. 상황에 따라 백지훈-김정우-이청용 같은 미드필더들의 최전방 이동이 많아진 것 역시 박주영의 이타적인 활약에서 비롯된다.
올림픽대표팀의 모든 패스의 중심은 박주영의 발에서 시작됐다. 미드필더진은 박주영쪽을 향해 활발한 패스를 연결하며 지능적인 경기 운영을 도왔고 그런 박주영은 슈팅보다는 패스를 앞세워 뒷 공간에서 문전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동료 선수들에게 공격 기회를 연결했다. 거의 모든 공격 전개 장면이 대체적으로 효율적이었다는 평가. '골'을 떠나서 박주영의 경기 내용 만큼은 부활의 기지개를 켠게 분명하다.
올림픽에 나설 박성화호, '효율성과 조직력의 조화'로 승부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이 8강 진출에 그쳤던 원인은 효율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의 부재 때문이었다. 이천수(수원)의 빠른 발과 조재진(전북)의 포스트플레이에 의존하며 공격을 풀어갔기 때문. 와일드카드 정경호(전북)의 부진은 김호곤호 공격력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으며 수비수로 출전한 주장 유상철(은퇴)과 동료 수비수의 호흡 불일치는 상대팀에 번번이 실점하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남기고 쓸쓸히 아테네를 떠나야만 했다.
그들을 넘어서겠다는 박성화호는 '효율성'이라는 무기로 무장한 박주영 중심의 공격력을 앞세워 올림픽 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팀 공격의 중심인 박주영이 경기 내용면에서 슬럼프에 완벽히 탈출한 모습을 보이자 동료 선수들의 공격력이 덩달아 살아나 한결 부드럽고 정확한 공격 연결을 활발히 펼칠 수 있게 됐다. '박주영 파트너' 이근호와 '든든한 와일드카드' 김동진의 빠른 공격력은 박주영의 공격 부담을 덜 수 있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공격 도구다.
앞서 김동진이 언급한 것 처럼 와일드카드와 기존 팀원들의 조화는 눈에 띄게 팀 전력의 장점으로 진화했다. 김동진으로 향하는 패스와 그가 이어주는 공격 연결이 정확하게 이뤄지면서 기존 약점으로 지적된 측면 뒷 공간의 공격력을 해소 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김정우는 영리한 위치선정으로 파트너 기성용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계속 나아진 호흡을 보여줬다.
지난해 아시안컵 6경기 3실점의 주인공 '김진규-강민수'의 센터백 조합은 여전히 군계일학이었다. 그간 대표팀과 프로팀에서(지난해 상반기 전남시절) 서로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순간 상황 판단이 뛰어나 상대팀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수비력에 여전히 손색이 없는 것. 반면 호주전에서 번번이 수비 뒷공간을 허용했던 '김진규-김근환' 조합은 불안정 하다는 평가.
이들과 호흡을 맞출 좌우 풀백 김동진과 신광훈(전북)은 공수 양면에 걸쳐 날카로운 기동력을 뽐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격시의 오버래핑과 수비시의 적극 가담이 장점인 두 선수의 활약은 올림픽 대표팀의 측면 뒷 공간에 탄력적인 힘을 싣게 한다.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해진 정성룡(성남)은 실전 경험을 쌓을 수록 안정감을 더하는 활약상을 펼쳤다.
이렇게 박성화호의 베이징 올림픽 전망이 밝은 이유는 최근 세 차례 평가전에서 두드러지게 향상된 '효율성과 조직력'이 4년 전 아테네 세대보다 월등하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최근의 페이스를 중국 대륙에서 그대로 이어가면 '한국과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보여 이들의 영광같은 기적을 기대해봐도 좋을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