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2008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3075만 파운드의 맨유 역사상 최고 이적료로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습니다. 하지만 베르바토프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맨유는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한 여파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더 이상 대형 선수 영입을 엄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C) 티스티리 PicApp]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최근 10경기에서 5승1무4패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강팀 치고는 성적이 기대치보다 부족합니다. 지난 3일 FA컵 3라운드(64강)에서 잉글랜드 3부리그 클럽 리즈 유나이티드에 0-1로 패했고 20일 칼링컵 4강 1차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1-2로 패하면서 예년만큼의 위용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맨시티전 패배로 여론에서는 맨유 위기론을 넘어 무관론까지 고조되면서 맨유의 미래가 어두울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입니다.
1월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는 현 시점이라면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해 성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아스날이 지난 시즌 도중 리그 6위로 추락했으나 1월 이적시장에서 안드리 아르샤빈을 영입해 4위 진입에 성공하여 빅4를 굳혔던 것, 리버풀이 올 시즌 총체적 부진에 빠지자 막시 로드리게스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한 사례는 맨유가 참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맨유의 1월 이적시장 행보는 매우 조용합니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현지 언론에서 여러 명의 대형 선수가 맨유 이적설에 오르내렸지만 1월 이적시장이 개장하면서 더 이상의 이야기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대형 선수 영입설이 아닌 거액 부채로 인한 불안한 재정과 관련된 이야기가 현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죠. 맨유의 미국인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엄청난 채무를 짊으면서 고금리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밝혀져 재정 상황이 악화 됐습니다. 웨인 루니의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이적설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자금 획득을 위해 주축 선수를 팔아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마메 말랑 디우프를 임대 복귀 시킨 것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영입하지 않았습니다. 레알-맨시티가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는 현 상황에서 이적 대상자의 몸값이 많이 오르자 맨유가 대형 선수 영입을 주저했죠.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이적으로 8000만 파운드(약 1491억원)의 자금을 얻었으나 안토니오 발렌시아 영입에 1800만 파운드(약 335억원)를 투자한 것 이외에는 대형 선수 영입이 없었습니다. 그 흐름은 1월 이적시장에서도 확고하면서 대형 선수 영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호날두의 이적료 중에 일부가 빚을 갚는데 쓰인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했습니다.
맨유가 대형 선수 영입을 꺼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근래에 비싼 돈을 들여 영입했던 선수들이 팀의 전력 오름세에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맨유는 베르바토프-안데르손-나니-하그리브스 영입에 총 8075만 파운드(약 1505 억원)를 들였으나 네 명의 선수는 부상 및 부진으로 거액 이적료의 값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월 이적시장에서 800만 파운드(약 149억원)에 영입했던 조란 토시치는 적응 실패로 팀에 아무런 공헌을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베르바토프-안데르손-나니-토시치는 얼마전 현지 언론에서 나돌던 살생부 명단에 포함되면서 소위 '먹튀'로 전락했습니다.
만약 맨유가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하더라도 그 선수가 성공할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형 선수 영입은 전력 오름세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자칫 베르바토프-안데르손-나니-토시치 같은 먹튀들 처럼 부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팀 전력에 마이너스를 초래할 것이며 재정 적인 손실만 안겨 줄 것입니다. 그래서 맨유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에 대한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기존 스쿼드의 내실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사진=마이클 오언-루이스 나니-리오 퍼디난드. 그동안 주전 확보 실패와 부상으로 올 시즌 팀에 큰 공헌을 세우지 못했던 세 선수의 헐 시티전 맹활약이 앞으로 프리미어리그 4연패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C) 유럽 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uefa.com)]
맨유에게 있어 취약한 포지션은 공격수와 오른쪽 풀백입니다. 만약 자금 상황이 풍족했다면 1월 이적시장에서 걸출한 공격 옵션과 수비 자원을 영입했을 것입니다. 공격수를 영입하는 이유는 무릎 부상을 참고 뛰면서 그동안 기복이 심했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대체하기 위함이며 호날두-테베즈의 공백을 지울 수 있는 파괴적인 드리블러가 맨유에게 절실했을 것입니다. 오른쪽 풀백은 팀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존 오셰이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네빌-하파엘이 지금까지 오셰이 공백을 메웠으나 각각 잦은 부상과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팀의 수비 불안을 키웠습니다.
그럼에도 퍼거슨 감독은 대형 선수 영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5000만 파운드(약 909억원)의 몸값을 기록중이다. 그 정도의 돈을 지불할 수 없다. 현재 스쿼드에 만족한다"며 기존 선수들을 믿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지난달 21일 스카이스포츠에서는 "수비수 영입이 없을 것이다. 현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영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수비수들의 줄 부상 속에서도 새로운 수비수를 데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 대형 선수의 맨유 이적설을 줄기차게 보도했던 것과 달리, 퍼거슨 감독은 이를 부정적으로 여겼던 것이죠.
결국 맨유는 기존 스쿼드로 전력 불안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우선, 리오 퍼디난드의 복귀가 플러스 효과로 작용했습니다. 퍼디난드는 지난 24일 헐 시티전에 복귀하면서 팀의 무실점 수비에 기여했습니다. 수비의 구심점으로 활약했던 퍼디난드의 존재감은 최근 수비 불안에 시달렸던 맨유 수비가 탄탄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베르바토프에게 주전에서 밀렸던 마이클 오언은 헐 시티전에 선발 출전하여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내는 움직임과 문전에서의 공간 창출로 팀의 4-0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의 부조화로 들쭉날쭉한 경기를 치렀던 맨유가 루니-오언 투톱으로 공격력에 변화를 줬습니다.
그리고 미드필더진에서는 라이언 긱스가 침묵을 지킨 사이, 나니가 맨유 공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나니는 그동안 지나친 개인 플레이와 비효율적인 공격력, 꾸준하지 못한 경기력으로 팀 전력에 이렇다할 기여를 하지 못했으나 헐 시티전에서 팀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특히 적시적소의 상황에서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를 띄우며 상대 수비를 공략했고 볼 배급 과정에서의 정확도가 개선 됐습니다. 여기에 빠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측면 뒷 공간을 허무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호날두 못지 않는 파괴적인 공격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오언과 나니의 헐 시티전 맹활약, 퍼디난드의 복귀는 맨유가 성적 부진에서 벗어나 오름세를 달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세 명의 선수가 맨유의 오름세에 꾸준한 기여를 하면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유럽 제패의 꿈이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경쟁팀들의 존재감 속에 쉽지 않겠지만 전력 오름세를 달릴 수 있는 방안을 얻으면서 우승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습니다. 우승을 통해 대회 상금과 TV 중계권으로 많은 수익을 올려 거액의 빚을 갚을 수 있는 만큼, 맨유로서는 우승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언-나니-퍼디난드의 존재감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세 선수 모두 그동안의 폼이 꾸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언-나니는 그동안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으면서 경기 감각이 완전치 못하며 퍼디난드는 잦은 부상으로 폼이 내려가면서 예전만큼의 위력 넘치는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세 선수가 헐 시티전의 기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하면 맨유의 우승 행보는 빨간불이 켜질게 분명합니다. 시즌 막판에는 그동안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터질 수 있는 만큼, 기존 스쿼드의 내실 강화가 끊임없이 요구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맨유가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 없이 우승에 성공하면 그 의미는 제법 클 것입니다.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해 재정적인 부담을 들이지 않기 때문이죠. 기존 선수들이 서로 합심하여 우승의 의지로 단결된 레즈 군단이라면 여론이 제기하는 위기론과 무관론을 뒤로 하고 우승컵을 따낼 가능성이 큽니다. 맨유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By. 효리사랑 (트위터 : bluesoccer)







